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최근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보석 석방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연수원으로 알려진 경기 가평군에 있는 ‘평화의 궁전’이 이만희 총회장의 신혼집인지 연수원인지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25일 수원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열린 이 총회장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등 재판 14차 공판에 과거 신천지 내 실력자로 알려진 김남희 전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씨는 2002년 신천지에 입교해 2017년 탈퇴할 때까지 이 총회장의 최측근으로, 2009년부터는 함께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탈퇴 후에는 사기 결혼이었다며 이 총회장을 형사 고소한 바 있다.
김 씨는 이날 증인신문에서 ‘평화의 궁전’이 신천지 연수원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사실은 자신과 이 총회장의 신혼집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건축 과정에서 세금 문제 등을 고려해 연수원으로 용도를 변경했을 뿐, 사실은 신혼집이었다”면서 “교회 관련 행사나 교육 공간으로 활용된 적은 1년에 3∼4번이 전부여서 연수원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반면 이 총회장 측은 이에 대해 건물 내부 평면도를 제시하며 연수원으로 활용됐다고 변론했다. 이 총회장 변호인은 “해당 공간을 보면 단 두 사람이 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48회를 비롯해 해마다 10∼20차례 공식행사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내달 9일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결심공판에서는 이 총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 검찰의 구형, 변호인의 최후변론, 피고인 최후진술이 예정돼 있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 당국에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해 보고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됐다.
이만희 총회장이 신청한 병보석이 기각됐다. 신천지 언론이 아니라던 천지일보는 지면을 동원해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천지일보에는 '참전용사이고....하나님이 하시는 평화의 일을 이만희 총회장도 한다'는 등의 표현을 해가며 풀어줘야 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싣고 있다. 편집국장은 따로 글을써서 '젊은사람도 10시간이상 견디기힘든 구치소....인권변호사가 대통령인 나라에서' 같은 표현을 써가며 총회장을 구속한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
[이것이 신천지의 급소다 (7)] 장막성전 멸망 진짜 이유?… 교주 유재열 사기죄 구속 [2020-01-16 00:05]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수원지법 안양지원 앞에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 성전 이만희 교주의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의 교주 이만희는 유재열이 이끌었던 장막성전이 배도했다고 주장한다. 오평호와 청지기교육원이 장막성전에 침투해 멸망시켰다고 주장한다. 청지기교육원이 장막성전에 침노한 시간이 마흔두 달이었다고 한다.
이만희는 ‘종교세계 관심사’라는 책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언약의 장막성전을 침노한 이방 청지기교육원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역할로 거룩한 곳 장막성전에 선 것이다. 이날 이때 하나님의 장막성전 사람들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버리고 아담같이 침노한 그들과 손을 들어 언약한 것이 곧 이마와 오른손에 표 받은 사건이요, 이 일이 하나님이 예언해 놓으신 배도와 멸망의 사건인 것이다.”
이만희는 청지기교육원을 니골라당이라 부른다. 오평호가 청지기교육원을 장막성전에 들여와 짓밟고 멸망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실상 교리, 즉 ‘배도-멸망-구원’ 중 멸망에 해당한다고 가르친다.
멸망에 대해 이만희는 이렇게 말한다. “이 장막성전에 침노한 니골라당은 악을 꾀하는 우리 중(장막 목자) 하나와 이방 청지기교육원 일곱 목자들이다. 이들이 우리 장막성전을 침노하여 자기들의 소유로 삼아 장로교회를 만들었고 본래 하나님과 언약으로 세운 처음 하늘(장막) 처음 땅(백성)은 멸망 받아 없어졌다. 이 일이 바로 배도와 멸망의 일이다.”(이만희의 ‘종교세계 관심사’)
이만희는 그 멸망의 기간을 마흔두 달이라고 주장한다. “계시록 13장에서는 용(마귀)에게 권세를 받은 일곱 머리와 열 뿔 가진 짐승이 하늘 장막을 마흔두 달 동안 사로잡는다고 하였다. 이 말씀을 본문 2절에 비춰 볼 때 성전 밖 마당은 곧 ‘하늘이라고도 하는 장막’이며 이방인은 ‘일곱 머리와 열 뿔 가진 짐승’임을 알 수 있다.”(이만희의 ‘요한계시록의 실상’)
교주 이만희는 장막성전의 멸망이 청지기교육원에 의한 것으로 포장하고 고 탁명환 소장까지 끌어들였다. “장막성전 창립 14년 1980년 5공화국 초. 정부는 당시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 탁명환 씨에게 사이비종교를 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가 장막성전을 이단으로 분류함으로써 언약의 제단은 ‘사이비종교 정화’라는 정부의 미명 아래 본격적으로 이방에게 침노를 당하기 시작하였다”(이만희의 ‘종교세계 관심사’)
그렇다면 신천지의 핵심교리가 맞는지 틀리는지를 보려면 탁 소장에 의해 정말 장막성전이 무너졌는지, 청지기교육원이 정말 장막성전에 침노했는지 확인하면 된다.
진실은 이렇다. 5공화국에서 사이비종교를 정화하라는 지시를 탁 소장에게 한 적이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탁 소장에게 내린 정부 지시에 따라 유재열 장막성전이 무너졌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80년대 초만 해도 한국사회에는 이단으로 분류된 수백 개의 사이비종교 단체가 있었다. 유재열의 장막성전 외에도 통일교, 정명석 집단, 새일교 등 다른 사이비종교가 여럿 있었다. 그들은 무너지지 않았고 지금도 건재하다.
만일 대통령이 사이비종교를 정화하라는 특명을 탁 소장에게 내렸다면 그가 유재열 장막성전만 무너지게 했겠는가. 탁 소장은 통일교, 정명석 집단 등을 사이비 이단 종교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모조리 쓸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사이비종교 정화 명령은 내려진 적도 없고 이에 따라 무너진 이단 종파도 없었다.
그런데도 교주 이씨는 청지기교육원이 장막성전에 침투해 마흔두 달 동안 짓밟고 멸망시켰다고 주장한다. “성전 밖 마당은 주께서 이방인에게 주어 마흔두 달 동안 짓밟게 하였으므로 척량하지 않는다. 성전 밖 마당의 실상은 배도로 쫓겨난 일곱 금 촛대 장막의 성도요 이방은 무저갱 짐승 같은 목자이다.”(이만희의 ‘요한계시록의 실상’) 그리고 이것이 실상 교리라고 주장한다.
청지기교육원은 목회자 재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목회자들을 교육하는 세미나 등을 인도하는 사설 단체였다. 그런데 청지기교육원은 장막성전에 들어온 적도 없고 침노한 적도 없다. 더구나 마흔두 달 동안 짓밟았다는 주장도 거짓이다. 그런데도 신천지 신도들은 교주 이씨가 가르치는 거짓말을 확인도 않고 맹목적으로 믿고 있다.
장막성전이 무너진 진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청지기교육원이 장막성전에 침노해서도 아니고 정부의 사이비종교 정화정책 때문도 아니었다. 1975년 9월 교주 유재열이 구속된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유재열은 누가 구속시켰을까. 1975년 9월 6일자 동아일보 기사에 의하면 유재열은 사기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사기 사건이라면 고소인이 있지 않겠는가. 유재열을 고소해 구속시킨 고소인들은 누구인가. 멸망자라면 이 고소인이 진짜 멸망자일 것이다.
흥미롭게도 고소인은 이만희였다. 탁 소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기술했다. “1967년 2월 경북 청도 출신 이만희는 장막성전에 들어가 재산을 다 털리고 사기를 당했다고 하면서 이탈하였으며 71년 9월 7일에는 이만희에 의해 40여개 항목의 혐의로 고소를 당하고 유재열 교주와 김창도(미카엘 천사)는 법정에 서기까지 했다.”(탁명환의 ‘한국의 신흥종교Ⅲ’)
결국, 장막성전을 무너지게 한 진짜 ‘멸망자’는 이만희였다. 장막성전은 청지기교육원이 침노해서 멸망한 게 아니라 이만희가 소송을 걸어 무너졌다. 그래서 신천지의 실상 교리는 허구다.
[이것이 신천지의 급소다 (7)] 장막성전 멸망 진짜 이유?… 교주 유재열 사기죄 구속 [2020-01-16 00:05]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수원지법 안양지원 앞에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 성전 이만희 교주의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의 교주 이만희는 유재열이 이끌었던 장막성전이 배도했다고 주장한다. 오평호와 청지기교육원이 장막성전에 침투해 멸망시켰다고 주장한다. 청지기교육원이 장막성전에 침노한 시간이 마흔두 달이었다고 한다.
이만희는 ‘종교세계 관심사’라는 책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언약의 장막성전을 침노한 이방 청지기교육원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역할로 거룩한 곳 장막성전에 선 것이다. 이날 이때 하나님의 장막성전 사람들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버리고 아담같이 침노한 그들과 손을 들어 언약한 것이 곧 이마와 오른손에 표 받은 사건이요, 이 일이 하나님이 예언해 놓으신 배도와 멸망의 사건인 것이다.”
이만희는 청지기교육원을 니골라당이라 부른다. 오평호가 청지기교육원을 장막성전에 들여와 짓밟고 멸망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실상 교리, 즉 ‘배도-멸망-구원’ 중 멸망에 해당한다고 가르친다.
멸망에 대해 이만희는 이렇게 말한다. “이 장막성전에 침노한 니골라당은 악을 꾀하는 우리 중(장막 목자) 하나와 이방 청지기교육원 일곱 목자들이다. 이들이 우리 장막성전을 침노하여 자기들의 소유로 삼아 장로교회를 만들었고 본래 하나님과 언약으로 세운 처음 하늘(장막) 처음 땅(백성)은 멸망 받아 없어졌다. 이 일이 바로 배도와 멸망의 일이다.”(이만희의 ‘종교세계 관심사’)
이만희는 그 멸망의 기간을 마흔두 달이라고 주장한다. “계시록 13장에서는 용(마귀)에게 권세를 받은 일곱 머리와 열 뿔 가진 짐승이 하늘 장막을 마흔두 달 동안 사로잡는다고 하였다. 이 말씀을 본문 2절에 비춰 볼 때 성전 밖 마당은 곧 ‘하늘이라고도 하는 장막’이며 이방인은 ‘일곱 머리와 열 뿔 가진 짐승’임을 알 수 있다.”(이만희의 ‘요한계시록의 실상’)
교주 이만희는 장막성전의 멸망이 청지기교육원에 의한 것으로 포장하고 고 탁명환 소장까지 끌어들였다. “장막성전 창립 14년 1980년 5공화국 초. 정부는 당시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 탁명환 씨에게 사이비종교를 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가 장막성전을 이단으로 분류함으로써 언약의 제단은 ‘사이비종교 정화’라는 정부의 미명 아래 본격적으로 이방에게 침노를 당하기 시작하였다”(이만희의 ‘종교세계 관심사’)
그렇다면 신천지의 핵심교리가 맞는지 틀리는지를 보려면 탁 소장에 의해 정말 장막성전이 무너졌는지, 청지기교육원이 정말 장막성전에 침노했는지 확인하면 된다.
진실은 이렇다. 5공화국에서 사이비종교를 정화하라는 지시를 탁 소장에게 한 적이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탁 소장에게 내린 정부 지시에 따라 유재열 장막성전이 무너졌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80년대 초만 해도 한국사회에는 이단으로 분류된 수백 개의 사이비종교 단체가 있었다. 유재열의 장막성전 외에도 통일교, 정명석 집단, 새일교 등 다른 사이비종교가 여럿 있었다. 그들은 무너지지 않았고 지금도 건재하다.
만일 대통령이 사이비종교를 정화하라는 특명을 탁 소장에게 내렸다면 그가 유재열 장막성전만 무너지게 했겠는가. 탁 소장은 통일교, 정명석 집단 등을 사이비 이단 종교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모조리 쓸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사이비종교 정화 명령은 내려진 적도 없고 이에 따라 무너진 이단 종파도 없었다.
그런데도 교주 이씨는 청지기교육원이 장막성전에 침투해 마흔두 달 동안 짓밟고 멸망시켰다고 주장한다. “성전 밖 마당은 주께서 이방인에게 주어 마흔두 달 동안 짓밟게 하였으므로 척량하지 않는다. 성전 밖 마당의 실상은 배도로 쫓겨난 일곱 금 촛대 장막의 성도요 이방은 무저갱 짐승 같은 목자이다.”(이만희의 ‘요한계시록의 실상’) 그리고 이것이 실상 교리라고 주장한다.
청지기교육원은 목회자 재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목회자들을 교육하는 세미나 등을 인도하는 사설 단체였다. 그런데 청지기교육원은 장막성전에 들어온 적도 없고 침노한 적도 없다. 더구나 마흔두 달 동안 짓밟았다는 주장도 거짓이다. 그런데도 신천지 신도들은 교주 이씨가 가르치는 거짓말을 확인도 않고 맹목적으로 믿고 있다.
장막성전이 무너진 진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청지기교육원이 장막성전에 침노해서도 아니고 정부의 사이비종교 정화정책 때문도 아니었다. 1975년 9월 교주 유재열이 구속된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유재열은 누가 구속시켰을까. 1975년 9월 6일자 동아일보 기사에 의하면 유재열은 사기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사기 사건이라면 고소인이 있지 않겠는가. 유재열을 고소해 구속시킨 고소인들은 누구인가. 멸망자라면 이 고소인이 진짜 멸망자일 것이다.
흥미롭게도 고소인은 이만희였다. 탁 소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기술했다. “1967년 2월 경북 청도 출신 이만희는 장막성전에 들어가 재산을 다 털리고 사기를 당했다고 하면서 이탈하였으며 71년 9월 7일에는 이만희에 의해 40여개 항목의 혐의로 고소를 당하고 유재열 교주와 김창도(미카엘 천사)는 법정에 서기까지 했다.”(탁명환의 ‘한국의 신흥종교Ⅲ’)
결국, 장막성전을 무너지게 한 진짜 ‘멸망자’는 이만희였다. 장막성전은 청지기교육원이 침노해서 멸망한 게 아니라 이만희가 소송을 걸어 무너졌다. 그래서 신천지의 실상 교리는 허구다.
10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신천지 전문가' 변상욱 전 CBS 대기자는 "지금 교회는 자기 교회만 지킬 게 아니라 신천지에 빠진 이들에게 달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재훈 기자
“청년들이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에 빠지는 건 도박 중독과 비슷합니다. 모든 게 리셋(초기화)되는 심판의 날, 지배계급 14만4,000명 안에 포함되기만 하면 그때까지 터널을 지나오느라 견뎌야 했던 역경의 시간들이 전부 보상된다는 게 신천지의 유혹이죠.”
10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만난 변상욱(61) 전 CBS 대기자(현 YTN 앵커)의 말이다. 2006년부터 15년간 신천지 문제를 취재, ‘신천지 전문가’라고도 불리는 그는 신천지의 유혹을 ‘터널 진입’에 비유했다.
일단 신천지에 들어가는 순간 모든 골칫거리가 사라진다. 대학생이라면 시험 취업 학점 등 ‘스펙’ 쌓기 같은 걱정이 없어진다. 첫 번째 리셋이다. 이후에는 ‘터널 비전의 함정’에 빠진다. 터널 속 과정은 내버려둔 채 터널 끝에 있다는 빛만 보는 것이다.
빛이란 자신이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인(印) 맞은 자’, 즉 선민(選民)인 14만4,000명 중 한 명이 되는 순간이다. 다시 리셋이 일어난다. “신천지 교리에 따르면, 선택된 용사가 될 경우 영토와 높은 지위, 종처럼 따르는 피지배 계급을 받게 된다”는 게 변 기자의 소개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 요구되는 현실적인 포기와 희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때 이탈을 막는 장치가 ‘원 플러스 원 보너스’다. “선택 받은 용사의 직계 가족은 등급이 올라갑니다. 자기를 말렸던 부모가 ‘네 판단이 옳았다. 네 덕에 구원을 받게 됐다’며 눈물을 흘리는 날이 오리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거예요.”
결국 신천지가 건드리는 건 죽지 않고 영원히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는 인간 본연의 욕망이다. 제도 종교는 구원이나 해탈을 먼 미래의 막연한 목표로 설정하지만, 신천지는 다르다. 구체적으로 코앞에 들이민다. “‘네 얼굴과 의식, 기분 그대로 영원히 산다’고 강변해 개인적 자아 소멸의 공포를, ‘선택 받은 그룹 안에 들어가 지배 계급이 될 수 있다’는 약속으로 ‘루저로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사회적 자아 소멸의 두려움을 각각 해결해준다”는 게 변 기자 설명이다.
변상욱 전 CBS 대기자가 본보와의 인터뷰 도중 신천지 매점에서 파는 물품이라며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서재훈 기자
그래도 황당한 게 사실이다. 변 기자는 한국 청년들만의 특징에서 단서를 찾는다. “입시 위주 교육의 폐해인지도 모르겠는데,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한국 청년의 특질 중 하나가 피동성입니다. 스스로 결정하는 대신 다른 사람이 결정해주기를 기다리는 거죠.” 이렇게 오랜 ‘그루밍’(길들이기)에 의해 의존적 상태가 돼버린 청년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자마자 신천지가 준비한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피해자가 스스로 의심하게 만드는 행위)을 만나면 무력해지지 않겠느냐는 게 그의 추론이다.
변 기자에 따르면, 신천지의 청년 포섭은 아주 적극적이다. 가출을 유도하고 거처도 알아봐주는 식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46명이 나와 국내 아파트 중 처음 ‘코호트 격리’(통째로 봉쇄) 조치가 이뤄진 대구 한마음아파트도 신천지가 알선한 ‘핍박자 숙소’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변 기자 판단이다.
영생(永生)을 기다리는 신천지 청년 신도들의 삶은 고달프다. “돈이 모자랄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신천지는 ‘규모의 경제’를 추구합니다. 한 방에 먹으려 하지 않아요. 이번 달에는 딱 1만원씩만 헌금하자고 하죠. 신천지 안에 매점이 있는데 웬만한 물건은 거기서 사야 합니다. 모자부터 양말, 속옷까지 다 있어요. ‘들어온 돈은 못 나가게 해야 한다’는 게 이만희 총회장의 지시라고 합니다.”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는 변상욱 전 CBS 대기자. 서재훈 기자
신천지가 청년 포섭에 본격 착수한 건 2000년대 초반이다. 전남ㆍ광주 베드로 지파가 앞장섰다고 한다. 애초 신분을 감추고 기성 교회에 들어가 교인들을 빼오는 ‘모략에 의한 추수꾼 전략’을 처음 도입한 것도 베드로 지파였다. “신천지 성장기 지파 경쟁 체제에서 두각을 나타낸 곳이 광주였어요. 추수꾼 전략이 전국 매뉴얼로 바뀌고 다른 지파가 쫓아오니까 광주가 다시 꾀를 냈는데, 그게 청년 대학생 선교였죠.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헌금을 가져오고 전공별로 골고루 있다 보니 지방자치단체 공모 사업을 따낼 때 유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2000년대 중반부터 청년 저변이 탄탄해집니다.” 현재 20, 30대 신천지 청년 신도의 비율은 전체의 3분의 2에 이른다는 게 변 기자 얘기다.
고령(89세)인 이 총회장의 후계 구도는 복잡하다. 충청ㆍ대전 맛디아 지파장 장모씨와 광주 베드로 지파장 지모씨의 분리 독립이 사실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이 총회장 본래 부인인 유모씨의 세력이 강력하고, ‘기회주의 중도파’가 눈치를 보고 있다고 한다. 교세 확장에 크게 기여하며 ‘절대적 2인자’로 부상했다 지금은 탈퇴한 이 총회장 ‘영적 배필’ 김남희 전 세계여성평화그룹(신천지 산하 단체) 대표가 ‘컴백’을 노리는 중이고, 이미 떨어져 나간 15개 세력 가운데는 ‘새천지’(새로 언약한 신천지)가 두드러진다는 게 변 기자 전언이다.
신천지가 어찌 되든 신천지에 빠져 허덕이는 이들을 구제하는 건 기성 교회를 비롯한 사회 몫이라고 변 기자는 일갈했다. “신천지 신도를 사이코패스 취급하는 건 구조적 대책을 내놓으려는 의지가 없어서입니다. 자기 교회만 지키려는 자세에서 벗어나 신천지 신도를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해법을 교회가 제시하고 부족하면 정부에 도움도 구하는 전향적 태도가 필요할 때입니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백마’를 자처한다.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마지막 때’가 되면 재림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 하늘에서 내려와 자신의 육신과 결합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이 총회장은 ‘백마’가 되고, 예수의 영은 ‘백마 탄 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땅의 육과 하늘의 영이 결합해 영생을 누린다고 말한다. 이만희 총회장은 이 모두가 “하늘로부터 직접 받은 계시”라고 주장한다.
이만희 총회장은 "영계에 가서 책을 받았다. 그게 요한계시록이다"고 주장한다. [사진 신천지예수교회]
이에 대해 기성 기독교에서는 “신천지 교리의 상당 부분은 다른 이단 신흥단체로부터 왔다”고 반박한다. 특히 이만희 총회장이 젊었을 적에 몸담았던 과천의 장막성전이 대표적이다. 신천지의 뿌리가 과천의 장막성전이라는 비판이다.
이단 신흥종교에 입교한 젊은 이만희
이만희는 1931년 경북 청도군 풍각면 현리에서 출생했다. 열두 명의 자식 중 여섯째였다. 어릴 적에는 평범한 시골 아이였다고 한다. 17살 때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형 집에 살면서 건축 공사장에서 일을 했다. 그러다가 한 전도사의 안내로 창경원 앞 천막교회에서 침례를 받고 개신교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다시 고향에 내려간 그는 ‘신비체험’을 했다고 주장한다. 기도하는 방법을 몰라서 집 뒤 들판에서 하늘을 향해 눈을 뜬 채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하늘에서 갑자기 별이 자신의 머리 위까지 내려와 헬리콥터처럼 빙글빙글 돌았다고 한다. 이후 사흘 동안 이런 체험을 했다고 말한다.
1966년 경기 과천의 청계산 자락에 설립된 유재열의 장막성전 교회. 신천지의 뿌리가 되는 신흥종교다. [중앙포토]
서울로 다시 올라온 이만희는 구로구 오류동에서 살았다. 그러다 과천의 장막성전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 1966년에 설립된 장막성전은 이단으로 분류되는 신흥종교였다. 한국 이단 신흥종교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인 18세의 유재열이 교주였다. 『이단종합연구』에 따르면 “유재열의 설교를 듣고 탄복한 그(이만희)는 돌아와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며 성경 연구에 몰입하게 되는데, 그때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으며 ‘진리를 좇아가라’는 명령을 받고 장막성전에 본격적으로 참석하게 되었다”고 돼 있다. 그게 1967년이었다.
신천지의 뿌리 장막성전, 18세 교주 유재열
과천 장막성전은 당시 경기 시흥군 과천면 막계리에 있었다. 지금 서울대공원이 있는 자리다. 훗날 장막성전이 와해 되자 서울시가 거기에 서울대공원을 조성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일컫는 ‘어린 양’에 빗대 교주 유재열은 ‘어린 종’으로 불리었다. 장막성전 예배당에는 입구 위에 일곱 개의 별이 장식돼 있었다.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일곱 별’이다.
과천 막계리의 장막성전에서 설교를 하고 있는 교주 유재열. [중앙포토]
당시 장막성전에는 7명의 목사가 있었다. 유재열과 함께 청계산에 들어가 초막을 짓고 기도하며 계시를 받은 7명의 사람이 ‘일곱 천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우리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일곱 천사다” “우리는 계시록 1장의 예수님의 손에 있는 일곱 별이다”라며 “세상은 3년 반 후에 제3차 세계대전으로 끝이 나고, 청계산 밀실로 피난한 장막성전 신자들의 세상이 된다”고 강변했다. 장막성전 역시 요한계시록에 근거해 ‘말세’와 ‘영생’을 핵심 교리로 삼았다. 유재열은 “지금이 말세”라며 “14만4000명이 구원을 받는다”며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말세가 오면 세상은 불바다가 되고, 살아남으려면 청계산의 장막성전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불바다의 환란이 지나가면 14만4000명이 피신처에서 다시 나와 ‘신천신지(新天新地)’를 이룬다고 했다. 실제 1970년대에 장막성전에 입주한 사람은 약 800세대, 무려 5000명에 달했다. 그때는 버스조차 다니지 않는 산 속 골짜기였지만, 한 집 두 집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 나중에는 아주 큰 마을을 이룰 정도였다.
과천 막계리의 장막성전 주변에 들어선 신자들의 집. 당시 버스도 들어오지 않는 골짜기였지만, 1970년대에는 약 800세대가 있었다. [사진 신천지예수교회]
이단 사이비종교 연구 전문가였던 탁명환(1937~94) 소장의 『기독교이단연구』에는 “(장막성전 신도들은) 교주 유재열을 ‘하나님이 보내신 보혜사 진리의 성령’ ‘영생할 알곡을 거두는 자’ ‘하나님께서 인을 가지는 자로 삼으신 사자’라고 믿는다”고 기록돼 있다.
이만희가 목격한 장막성전 말세 예언의 불발
이만희가 과천 장막성전에 들어간 건 36세 때였다. 신천지 측에서는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그 전에도 다른 신흥종교 단체에 몸을 담았다고 말한다. 이만희가 장막성전에서 높은 직책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집 짓는 일이나, 공사 관련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지냈다. 나중에는 거기서 ‘집사’ 가 됐다. 신천지 측은 “신천지의 교리는 모두 이만희 총회장이 하늘에서 받은 계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지만, 당시 장막성전의 교리가 적잖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젊었을 적에 과천의 장막성전에서 집 짓는 일 등을 하며 생활했다. [사진 신천지예수교회]
교주 유재열은 말세의 구체적인 날짜까지 박았다. 장막성전이 설립된 1966년의 3월 1일을 기점으로 1260일이 지나면 예수의 재림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14만4000명이 모일 때 종말이 온다”고 했기에 서울과 인천, 수원 등지에서 많은 사람이 장막성전으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막상 그 날(1969년 11월 1일)이 되자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종말 예언이 불발로 끝난 것이다. 이만희 역시 장막성전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직접 겪으며 지켜보았다. 그런 낭패감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일까. 이만희 총회장은 ‘말세의 날짜’를 구체적으로 박지 않는다. 요한계시록의 표현을 빌어 “속히 될 일”이라며 “거의 때가 다 됐다”고만 말한다. “요한계시록에는 마지막 때의 날짜가 명시돼 있지 않다. 그건 하나님만 알 뿐이다. 이만희 총회장도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게 신천지 측의 주장이다.
과천에 있던 유재열의 장막성전 교회 앞을 신자들이 지나가고 있다. [중앙포토]
종말 예언이 불발로 끝나자 유재열의 장막성전에는 많은 이탈자가 발생했다. 이만희는 1970년 혹은 이듬해에 장막성전을 탈퇴했다. 그리고 1971년 교주 유재열을 사기 등의 혐의로 직접 고소했다. 유재열은 75년에 결국 구속 수감된 뒤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당시 유재열은 26세였다. 1980년 신군부가 들어서면서 정식 교단 소속이 아닌 종교단체는 모두 단속했다. 그때 장막성전은 완전히 와해됐다. 유재열은 1980년 미국으로 갔다가 85년 귀국했다. 미국에서 신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이름을 바꾼 뒤 서울 청담동과 북창동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한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유재열은 올해 71세다. 고향 청도에 내려갔다가 다시 상경한 이만희는 1984년 신천지를 설립했다.
신천지가 믿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역시 이단 신흥종교 단체의 말세론에 속아서 사기를 당한 셈이다. 그런데 신천지의 해석은 엉뚱하다. 그들은 유재열의 장막성전을 일종의 ‘세례 요한’으로 보고 있다. 신천지 관계자는 “예수가 오는 걸 세례 요한이 먼저 와서 알렸듯이, 신천지가 오는 걸 장막성전이 먼저 와서 알린 셈”이라며 “하나님은 처음에 과천 장막성전을 통해서 말세와 구원을 이루려 하셨는데, 사람들이 배도하는 바람에 계획을 바꾸셨다”며 “지금은 말세와 구원의 계획이 신천지에 와 있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젊었을 적에 이단 신흥종교에 빠졌던 이만희 총회장의 전력을 아예 요한계시록의 예언이 실현되는 과정으로 뒤바꾼 셈이다.
유재열의 장막성전 교회 사진이 당시 신문에 실렸다. 교회 아래에는 부락이 형성돼 있었다. [중앙포토]
“20대와 30대 청년들이 왜 신천지에 빠지는가?”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비단 20ㆍ30대뿐만 아니다. 신천지에는 기성 기독교 목사 출신도 있고, 장로와 권사는 물론 신학교를 다니던 학생들도 있다. 하나님을 더 알고 싶어, 성경 말씀을 더 알고 싶어서 성경공부를 시작한 이들이 상당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세와 영생의 패러다임에 빠져들었고, 나중에 알고 보니 신천지였던 것이다. 그때는 이미 자기 안에 콘크리트처럼 강고한 신천지의 패러다임이 구축된 상태다. 그리고 그들은 그 패러다임을 ‘진리’라고 착각하며 산다. 사이비 종교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내 안에 있는 패러다임을 강하게 하는 종교일수록 사이비에 가깝다. 반면 내 안에 있는 패러다임을 내려놓게 하고, 무너뜨리게 하는 종교일수록 성경에 가깝다. 이는 비단 이단 신흥종교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기성 기독교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예수’를 빙자해 에고의 패러다임을 키우는 기성 교단의 목회자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과천 막계리의 장막성전은 지금 서울대공원이 있는 자리에 있었다. [중앙포토]
신천지의 성경학교 수료식 장면. 신천지의 신자 수는 현재 24만5000명이다. 교육생까지 합하면 약 30만 명에 달한다. [사진 신천지예수교회]
인류는 선악과를 따먹는 순간부터 하나님 나라에서 멀어졌다고 한다. 선악과를 따먹었을 때 무엇이 생겨난 걸까. 다름 아닌 ‘에고의 패러다임’이다. 예수는 이 땅에 와서 그걸 무너뜨리라고 말했다. 회개가 뭔가. 나의 고집, 나의 패러다임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그래서 예수는 십자가를 건넸다. 십자가를 통과할 때 무너지지 않는 고집, 무너지지 않는 패러다임은 없다. 예수는 심지어 “저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서 나를 따르라. 그렇지 않은 자는 내 제자가 아니다”라고까지 말했다. 그러니 묻고 싶다. 신천지는 내 안의 잣대를 무너뜨리는 종교인가, 아니면 내 안의 잣대를 더 강고하게 만드는 종교인가. 하나 더 묻고 싶다. 신천지가 믿는 것은 ‘교리의 패러다임’인가, 아니면 예수의 십자가를 통해 내 안의 패러다임을 무너뜨린 뒤에야 비로소 드러나는 하나님 나라의 속성인가.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윤화섭 시장, 기초단체장 처음으로 긴급행정명령 발동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 결과 유증상 1% 수준…확진자는 없어
안산시(시장 윤화섭)는 관내 신천지교회 시설 1곳을 추가로 확인하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윤화섭 시장 명의로 긴급행정명령을 내려 폐쇄조치하고 일대 방역작업을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파악된 시설은 단원구 고잔동에 있는 213㎡ 면적의 신천지 문화센터로, 지난달 중순까지 신천지 관계자들이 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현장점검을 통해 신천지교회 연관성 여부 등을 확인했으며, 이날 감염병예방법을 근거로 윤화섭 안산시장명의 ‘긴급행정명령’을 발동해 오는 8일까지 시설폐쇄 및 집회금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교회 1곳과 부속센터 9곳 등 모두 10곳이 안산시에 있다고 밝힌 신천지 측의 거짓말에 전국 기초단체장으로는 처음으로 ‘행정명령’이라는 강력조치로 대응한 셈이다.
시는 행정처분과 함께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문화센터 일대 방역작업도 신속히 마무리했다.
앞서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시는 지난달 21일 관내 신천지교회 집회 및 모임장소 등 10곳에 대한 긴급점검과 방역을 진행했다. 신천지예수교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점검 결과와 위치 등 관내 신천지 관련 정보를 SNS와 시 홈페이지에 공개 중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애초 신고한 시설보다 1곳이 더 추가로 확인돼 즉시 폐쇄조치와 함께 내·외부 방역도 완료했다”며 “주변 방역작업을 철저히 진행했으니 인근 시민들은 걱정을 덜길 바라며, 시민들도 개인별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 감염병 예방에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와 경기도로부터 건네받은 안산시 거주 신천지교회 신도·교육생 명단 2천551명에 대해 지난 2일 하루 만에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1% 수준인 26명이 유증상자로 파악됐으며, 현재까지 확진자는 없다.
시는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오는 11일까지 전체 신도에 대해 능동감시를 이어갈 방침이다. 또 전화를 계속 받지 않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신도 183명에 대해서는 경기도 등 상급기관 지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지면 통으로 신천지 광고성 기사썼던 일간지들… “기사 보고 신천지에 호감 느꼈다는 사람들도 있어”
신천지 교인이 코로나19의 31번 확진자로 드러난 이후 코로나19 확산을 낳았다고 비판받고, 언론도 그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나 주요언론은 꾸준히 신천지 홍보 광고형 기사를 지면을 통으로 내주었고 1월에도 신천지 홍보 신년사와 홍보기사를 실어줬다. 특히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각각 올해 1월16일, 1월14일에도 지면 1면을 통으로 신천지 홍보에 내어줬다.
중앙일보 1월16일 C섹션 4면을 통으로 신천지 홍보로 사용했다. 제목은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원년 선포…실상복음 대세화 첫발’이다. 이 기사는 신천지의 무료성경 교육기관인 시온기독교선교센터에서 10만 명 이상이 등록돼있고 지난해에 대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홍보했다. 이만희 총회장의 설교내용도 써줬다. 하단 기사에는 이만희 총회장의 신년사도 기사로 실었다.
동아일보는 1월14일 D섹션에 통으로 신천지 홍보 기사를 실었다. 해당 지면은 총 3개의 기사로 구성돼있으며 머리기사는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원년…실상 복음 전파에 총력”이라는 기사다. 이 기사는 “신천지예수교회의 급성장 배경에는 성경의 예언이 이뤄진 실체를 전하는 ‘실상복음’이라는 탁월한 말씀이 있기 때문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고 이를 전파하는데 더욱 매진한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라고 쓰여 있다. 바이라인은 객원기자의 것으로 돼 있다. 머리기사 외에도 이만희 대표의 신년사와 운영 방침 등을 다룬 기사가 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의 올 1월 신천지 홍보 기사. 지난해 연말에도 주요 일간지들의 신천지 홍보기사와 광고는 계속됐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12월26일 한 면을 털어 ‘올해 세 확장 가속…성도 10만 수료‧자원봉사 참가 5만8000여명’,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는 말씀’, ‘10만 명이 맞느냐 기성 교단서도 깜짝 놀라’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그 외에도 경인종합일보 12월17일 ‘신천지 12지파 연합수료식 103764명 진리를 찾아 몰려오고 있다’, 경기일보 12월17일 ‘성경말씀 기초한 종교활동 100만 성도시대 연다’, 동아일보 12월17일 ‘두 달간 전국 돌며 말씀대집회 신앙의 본질 시대정신 일깨워’, 중앙일보 12월13일 ‘새로운 시대 하나님과 함께하자 목회자 초청 말씀집회 성료’, 한국일보 11월28일 ‘신천지예수교회 성경교육 수료로 올 한해성도 10만 명 증가’ 등 수많은 지면이 신천지를 홍보해주고 있다.
경향신문은 2018년 12월27일 신천지 광고를 실었고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도 지난해 11월11일 ‘신천지 10만 명 수료,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라는 홍보기사를 실었다.
▲신천지 광고 기사를 실어준 프레시안과 신천지 광고를 받았던 경향신문과 세계일보. 신천지 광고와 홍보기사는 2017년 하반기부터 경북신문, 경남신문, 대구신문, 경상매일신문, 아시아일보, 선경일보, 대경일보, 부산일보, 영남일보, 울산매일신문, 검찰일보, 경기동부신문, 신아일보, 대전투데이, 원주신문, 전북연합신문, 충청일보, 중원신문, 경기일보, 호남제일신문, 서울신문, 내외신문, 호남제일신문, 전주매일, 전북금방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세계일보, 한국일보 등 지역신문과 중앙일간지 가릴 것 없이 게재됐다.
이런 신천지 광고를 지면에 게재하는 것과 관련해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25일 MBC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메이저 언론사 지면 한 면을 가득 채우려면 사실 수천만 원의 광고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2면, 3면, 4면에 걸쳐서 통으로 (신천지) 기사형 광고를 실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신문은 2018년 1월에 이만희 총회장 인터뷰를 기사형 광고로 내보냈고 경향신문은 2019년 1월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신천지 교인을 강제개종했다는 신천지 주장을 기사형 광고로 내보낸 바 있다. 두 매체 광고 담당자 모두 이것이 광고라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지면 어디에도 그 내용에 광고라는 표시는 없다”고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명백한 기사형 광고이며 신천지 홈페이지에 가보면 너무 많은 언론사에서 우리가 이렇게 칭찬받고 있다고 하면서 입증 자료로 관련 내용을 올려놓고 있다”며 “기사를 보고 신천지에 호감을 느껴서, 신뢰해서 종교를 갖게 됐다고 하면서 저희에게 항의전화를 하신 분도 있었다. ‘언론을 믿었는데 이게 광고였다니’라며 지적이 있어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남희 씨가 2017년 9월 열린 신천지 측의 위장 행사 ‘종교대통합 만국회의 3주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현대종교 제공. “이만희는 구원자가 아니다. 그도 죽음을 두려워했고 사후를 준비했다. 이 교주의 허구성과 실체를 알리고자 양심선언 하려 한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주의 내연녀로 알려진 김남희씨가 11일 동영상 재생 사이트 유튜브의 한 개인방송을 통해 이 같이 폭로했다. 김씨는 신천지의 위장 단체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표를 역임했던 인물이다.
김씨는 이날 ‘성경보다 이만희를 믿어야 한다’ ‘이만희는 성경 말씀 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모 신천지 전 총회교육 부장의 교육 내용을 소개했다. 김씨는 이를 두고 과거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소름이 끼쳤다고 전했다. 김씨는 “그동안 유엔이나 해외의 각국 국영방송을 통해 이만희를 하나님이 보내준 구원자라 선포하는 등 하나님 앞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대적자의 일을 했다”면서 “하나님과 성령님을 만나고 그 은혜로 변화되면서 사람을 우상 숭배했던 지난 제 과거가 얼마나 큰 죄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신천지는 이 땅에서 없어져야 할 종교 사기 집단이다. 이만희는 한낱 평범한 사람이고 예수님을 통해 구원받아야 할 사람”이라면서 “앞으로 이만희가 직접 쓴 편지와 영상 등 실제적인 증거를 통해 그의 허구성을 있는 그대로 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탁지일 부산 장신대 교수 겸 현대종교 이사장은 검증되지 않은 신흥종교가 쇠락기에 접어들 때 일어나는 주된 현상과 일치한다고 봤다. 탁 교수는 “전권을 가진 교주는 나이가 들면 후계 구도를 구축하려 노력하는데 신천지의 경우 그동안 김씨가 유력한 이만희 교주의 후계자였다”면서 “하지만 점점 내부 갈등이 생기고 후계 구도가 불안정해지면서 차기 이만희를 꿈꾸는 분파가 형성돼 그들로부터 축출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회심에 대한 진정성 부분에는 앞으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탁 교수는 “김씨가 실제로 신천지의 문제점을 깨닫고 그 실체를 알리고자 한다면 인터넷 방송이 아닌 좀 더 공개적인 장소로 나와 한국교회와 협력해 신천지 문제를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천지 문제를 대처하기 위한 틀을 만들어나가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진정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김씨에게 회개의 진정성이 보인다면 한국교회도 나서서 그를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권 한국종교(이단)문제연구소장은 김씨가 자칫 영웅시될 현상을 우려했다. 김씨의 폭로가 그동안 교회와 성도들을 힘들게 했던 부분을 모두 지워버리고 김씨만 주목받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유소장은 “신천지의 정체에 대한 내부 폭로가 한국교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김씨가 정말 회심했다면 그동안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당 기간 근신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나아가 신천지의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전부 밝히는 과정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시기독교총연합회(천기총·회장 임종원 목사)가 주관한 ‘이단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교주 이만희) 연합 규탄 집회’가 4일 천안시 서북구 신천지천안교회 앞에서 열렸다. 천안=송지수 인턴기자. 2019.8.4. 국민일보DB.
한편 신천지 내부에서는 김씨의 폭로를 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간부가 이탈했을 땐 교리를 통해 비판하면 됐지만, 이 교주와 내연관계였고 차기 후계자로까지 예상됐던 김씨의 위상을 고려했을 때 그 파급력은 더 크리라는 것이다.
탁 교수는 “신천지는 앞으로 자신들이 운영 중인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신도 대상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김씨와 그 측근 문제에 대해 조직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며, 재정 확보를 통해 분파 세력을 통제하는 한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같은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 결속을 다지는 일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