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피자로 아이들의 친구가 되고, 시와 노래가 있는 카페로 엄마의 발걸음을 잡으며, 풀빛 쉼터로 아빠의 넉넉함을 채우고, 게이트볼로 할아버지의 심신을 달래며,노인대학으로 할머니의 웃음보를 터뜨리는 교회, 그리고 사랑과 봉사, 섬김이 가득 찬 교회. 그런 교회가 세상에 있다.


‘창조적 대안’을 통해 교회 개혁이 가능하다고 믿는 교회문화사역가 이의용(교회문화연구소) 소장은 최근 건강한 교회들의 의미있는 시도를 담은 ‘세상에는 이런 교회도 있다’(시대의 창)를 펴냈다.


이소장은 “현대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정체성을 잃어 시대의 문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소금과 빛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복음과 진리에 충실하고 변하는 상황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음의 정체성은 절대적이어서 변할 수 없지만 그것을 담는 문화의 방식은 상대적이어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즉,정작 정체성은 잃어가면서 문화의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알맹이는 놓쳐버리고 껍데기만 붙잡고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


‘세상에는 이런 교회도 있다’는 다른 교회도 한번 시도해볼 만한 창조적인 사례들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2년마다 분가하는 교회,전원에서 모이는 교회, 재정 내역을 낱낱이 인터넷에 공개하는 교회, 지역의 빈자들에게 날마다 밥을 퍼주는 교회, 예배당이 없는 교회,토요일에 예배하는 교회, 재래시장을 살리는 교회, 재정의 65%를 남에게 주는 교회 등으로 복음의 정체성을 회복하며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나가는 교회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


이소장은 10여년 전부터 건강한 교회문화 사례들을 발굴해 홈페이지, 방송, 신문 등을 통해 소개해왔고 보충 취재를 거쳐 이번에 68개 교회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여기 소개된 사례들은 교회 규모에 관계없이 마음만 먹으면 한번 시도해볼 만한 것들이다. 그는 이 사례들이 전국 교회에 확산되기를 소망한다.


또 이 책을 쓰면서 ‘세상에는 건강한 교회들이 많음’을 확신했다는 이 소장은 교회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시각을 바로잡기 위해 정체성을 회복해야 하며 건강한 교회 사례를 적극 발굴해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교회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만으로는 교회 개혁 운동이 성공하기 어렵다며 따가운 지적과 구체적인 대안, 격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이 책이 비신자들에게 교회를 바로 알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남들이 미처 생각해내지 못한 틈새 분야의 교회문화운동을 전개해 온 이 소장은 현재 본보와 기독교방송을 통해 ‘교회 용어 바로 쓰기’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그는 문화는 언어의 지배를 받는다며 교회가 건강해지려면 교회 용어부터 바르게 다듬고 가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쌍용그룹 홍보팀장과 알로에마임 이사를 역임하고 현재 한국통신문화재단 문화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의용 소장은 1995년 교회문화연구소를 설립해 교회 가정 직장의 신앙문화와 커뮤니케이션에 깊은 관심을 갖고 활발한 강연과 방송,저술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직장생활 28년동안 매년 1권 이상의 책을 펴냈으며 이번 저서가 30권째이다. (국민일보.이지현기자.2004년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