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기독교-수원농천교회/중부070723

농천교회는수원장로교회의설립자이자교인이었던이태현장로(서울농대과수원예과교수)에의해설립됐다.

함경남도가고향인이태현장로는해방후서울농대교수로부임하여일본야마구찌고등학교재학당시신앙생활을한경험을살려서울농대재학생을대상으로기독학생회를조직했다.농업을전공한학생들에게신앙훈련을시키면서농촌이기독교화되는비전(vision)을가지게했다.그래서서울농대기독학생회가주축이되어‘사람과생명의고향인농촌으로들어가농민에게그리스도의복음을전파하고한알의밀알로살자’는의미에서교회이름을농(農·농사농),천(泉·샘천)자를써서‘농천교회’로지었다.한국최초의‘농촌지도자특수신앙기지의목회자양성기관’으로서의성격이강한농천교회는1950년4월1일이태현교수의사택에서창립예배를드렸고,‘역전교회’라고불리기도했다.


수원시권선구고등동227-1번지에소재한기독교장로회농천교회(담임정건영목사)는수원역에서도보로5분정도의거리에있다.수원역에서장안문방향으로걷다보면꼬리에꼬리를물고달리는차들의행렬,쉴틈없이걸어가는사람들,분주한상가들의바쁜일상한가운데에서있는농천교회를찾을수있다.

모든시작의배후에는인연이있듯,농천교회의창립에는서울농대를빼놓을수없다.이제는서울대학교농과대학수원캠퍼스가이전하고없지만아직도수원에는우리나라를대표하는농촌진흥청,농·임업시험장등농업에관련한유수한기관들이우리농업의심장부를움직이고있다.

8·15해방이되자농업분야의학자와인재들이수원에있는서울농대(당시수원농림전문학교)에집결,낙후된농업을발전시켜새로운국가의도약을위하여학교를재건했다.

당시이태현교수는기독교인학생들을중심으로교내에기독교학생회를조직하여조국의앞날을위하여뜻을같이하는학생들과밤을새며기도하며찬송을불렀다.이렇게형성된학생들의자체신앙공동체에서‘농과대학의특성에맞게자신들의전공을살려향후농촌으로귀향하여그리스도의복음과함께농촌계몽을하리라’는포부를갖게됐다.

기독학생회는이태현장로와사제지간이었던캐나다서고도(Rev.WillamScott)목사를초청하여서울농대전교생을대상으로신앙강연회를개최했다.강연회에학생300여명이모여성황리에집회가끝나자서고도목사는성공적인전도강연을기뻐하며“한국은농업국이고이학생들은장차이나라의농업지도자가될것이니,이들을신앙인으로양성하여체계적인전도사업을할것”을제의하였고,이태현교수는‘학교근처에이일을담당할교회의필요성’을언급했다.이에서고도목사는“교회건물을마련하며캐나다선교부가목회자생활비를책임지겠다”고한것이농촌교회건립의서막을알리게된것.

이태현교수는당시해방전일본인들의재산을관리하던친구인신안공사(구동양척식회사)강주홍소장을찾아가시외버스터미널부근낡고허름한목조건물을얻었으나,예배장소로적합하지않아지붕의함석을뜯어팔고교회건물로개조했다.

초창기농천교회에대해이태현장로의증언(기록)에따르면“교회건물을마련한후농천교회는피난온9명의장로가있었는데서로생각이달라많은어려움을겪었다.교회개조작업을하는어느새벽,이름을기억할수없는장로한분이무거운자루를메고오셨다.그분은눈물을흘리면서‘평안도에서피난을내려와너무도가난하여성전을건축하는데아무도움도못드려죄송하다’면서미군부대노무자로일하면서모은구부러진못을펴서한자루를갖고왔다.나는천군만마를얻은기쁨에감격하여목수에게‘교회에가장중요한곳에이못을써달라’라고했다.과부의두푼헌금을기특하게여기신주님께서농천교회를길이잊지않으시고발전성장시켜주실것을확신했다”

이렇게이태현장로는농천교회의설립에결정적역할을담당했고사택에서창립예배후목회자를초빙하는것은물론자신의사택을농천교회의숙소로제공할정도로서울농대기독학생회가속한농천교회에열과성을쏟았다.그것을증명하듯농천교회사의오래된사진에초대농천교회이름에버금가게‘서울농대기독학생회’간판이걸려있는것이눈에띈다.

하지만농천교회의초기구성원인농대학생들은4년간의학창시절을지내면서졸업을하였고,중앙보육원생들은18세의제한된연령이지나면더이상보육의혜택을받지못했기때문에시간이갈수록교인들이줄어들었다.더욱이수원역과가까운농천교회는지리적으로역전이라는특성상대부분여행객으로빈번하였고,장소적으로주변환경이사창가,터미널,빈민촌등으로정착주민이아니었기때문에그들을대상으로전도한다는것은사실상어려웠다.한때‘역전교회’라고불렸던것도정착하지못하고떠나는교회라는의미의속칭이었다.1960년대중반들어많은신도들이줄어들고교회재정이바닥난농천교회는목회자도없는어려운현실에당면했다.일각에서는교회문을닫고수원장로교회와합쳐야한다는시련을겪으면서평북강계출신인이용빈장로(서울농대교수)가‘우리까지떠나면농천교회는사라진다’는일념으로남아있는신도들과일심협력하여농천교회를지켜내기도했다.

정건영담임목사는“예전의농천교회는그리스도정신을바탕으로한농촌지도자양성과농촌목회자들을돕는일에주력하였다”면서“근래에는교육,음악,미술,법조,의료등각계인사를배출시켜중추적사회구성원으로서그리스도의사랑을전하고있다”고말했다.

생명의원천인농업은인류가사라지지않는한마르지않아야할샘물인것처럼농천교회역시믿음의원천으로교회를찾는사람들에게신앙의젖줄을공급해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