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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12 풍랑속에서 교회종탑을 보고 믿음을 키운 사람들

주문진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마치고 나오는 문 앞에 목사님과 장로, 집사들이 인사를 한다. 시커먼 얼굴에 수염이 가득한 것이 입은 양복이 어울려 보이질 않는다, 악수하자고 손을 내미는데 두툼한 손이 거칠다. 나무토막을 잡은 느낌이다. 하지만 환하게 웃는 얼굴 하나는 기가 막히게 멋지다.

산중턱에 자리잡은 교회는 바다를 향해 서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근사해 보이는 예배당에 종탑이 유난히 견고해 보인다. 눈이 끌린다.

누군가 바다로 일하러 나갔다가 밤이 맞도록 아무 것도 잡지 못하고 풍랑에 시달려 항구를 향해 뱃머리를 돌렸을 때, 멀리 안개 가득한 바다 위로 교회 종탑이 보이고 빛나는 십자가가 등대처럼 보일 때 뱃사람은 얼마나 위로를 받을까. 단 한번 단 한사람에게 그런 위안을 주었다면 주문진교회는 큰 돈을 들여 종탑을 설치한 보람을 거두었으리라.

밀레의 만종을 보면 해질 녁 교회 종소리를 들으며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숙연해지고 위로가 되지 않는가. 어릴 적 에배당 종소리를 들으며 자란 나는 세상에서 다친 사람들에게 종소리를 들려주는 교회사찰이 되는 꿈을 꾸며 자랐다.

안양시에서 교회종탑이 바람에 위험하고 미관을 해친다며 철거하자며 예산을 마련하고는 교회에 알려 신청을 받는단다. 예배당인지 상가인지 구분이 안가는 건물위로 종탑이 보이면 위로가 되지 않던가? 당신 눈에도 거슬리는가? 일부러라도 종탑을 하나 더 세우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