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샘물기독학교 수업 참관기, 바흐 성가 흐르는 ‘대안교육’ 큰 호응

[2007.05.07 18:16]


7일 오후 경기 성남시 정자동 분당샘물교회 3층 샘물기독학교(교장 한신영) 음악실.

교실 스피커에서 바하의 선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생 10여명은 저마다 ‘음악 신문’을 만드는데 여념이 없었다. 지난 시간에 배운 세계 음악사와 중세 음악가인 바하에 대해 자신들이 알고 있는 갖가지 정보를 스케치북에 글과 그림으로 요약, 정리하는 것. 언뜻 보면 일반 학교의 미술 시간 또는 세계사 시간 같았다.

음악 담당인 임윤 교사는 “이 작업은 학생 스스로 자신이 터득한 지식을 정리하고 분석하고 체계화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사가 직접 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눠준 음악역사 자료집에는 기독교와 관련된 중세 음악 및 음악가들의 특성 등에 대한 내용이 알기 쉽게 정리돼 있었다.

같은 시간. 건물 중앙에 위치한 학습지원실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영어 수업을 진행중이었다. 이날 읽기수업의 주제는 ‘God made everything(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셨어요)’. 15명의 학생은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에 자연스럽게 동참하는 분위기였다.

지난해 기독교 대안학교로 설립된 샘물기독학교가 수업 현장을 공개했다. 기독교학교 설립에 관심이 많은 교회 관계자들을 위해서다. 수업 참관자들은 “수업방식과 커리큘럼이 신선하다. 올바른 신앙교육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재정 지원과 커리큘럼 계발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정한 서울 효성교회 부목사는 “기독교 대안교육은 교회가 목회 다음으로 중요시해야 할 것”이라며 “기독교적 가치관을 중심으로 한 수업내용과 자유로운 학습 분위기가 인상깊었다”고 참관 소감을 밝혔다. 윤옥인 서일초등학교 교사는 “현재 일반 학교의 획일적인 수업방식을 좀 바꿔볼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이곳을 방문했다”면서 “주제별로 통합해 이뤄지는 교육방식은 일반 학교에도 적용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 박상진) 주최로 열린 기독교학교 설립 세미나에서는 전국에서 100여 교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독교학교 설립에 관심을 표명했다. 참석자들은 기독교학교를 설립하는데 있어서 교회가 주축이 되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재정과 교육과정 계발 부분에 있어서는 추가 대안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지난 달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조사,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43개의 기독교 대안학교가 운영중인데, 이 중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인가 학교는 28%인 12곳에 불과했다. 또 상당수 학교가 교사의 전문성 확보와 체계적인 교육과정 계발이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성남=박재찬 기자 jeep@kmib.co.kr070508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