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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04 [남경필의 내 인생의 책] (5) 성경 [경향신문] 2015.12.4

ㆍ인생 순례길 ‘지혜의 지도’


“나의 사랑하는 책 비록 해어졌으나 어머님의 무릎에 앉아서, 재미있게 듣던 말 그때 일을 내가 잊지 않고 기억합니다. 귀하고 귀하다 우리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재미있게 듣던 말, 이 책 중에 있으니 이 성경 심히 사랑합니다.”

성경을 떠올리면 이 오래된 찬송이 자연스럽게 생각난다. 나도 가사처럼 성경과 처음 만났다. 어떤 이는 BIBLE(성경)의 앞글자를 가지고 ‘Basic Information Before Leaving Earth’라는 정의를 내리기도 한다. 이 땅에 사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내게 성경이 그랬다.

도지사에 취임한 후 나는 선언했다. 공식 일과가 시작되는 9시 이전에는 회의를 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이른 아침 나만의 시간을 갖지 않은 채, 일정에 맞춰 살다 보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그러나 성경 한 구절을 묵상하는 것으로 시작한 하루는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날이 된다.

성경 중에서도 특히 시편과 잠언은 내게 인생을 가르쳐 준 스승이다. 물맷돌 다섯 개로 적의 장수와 맞붙은 소년 다윗의 인생은 대하드라마를 방불케 한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나는 다윗의 마음이 되어 시편에서 위안을 얻는다. 도지사가 된 후에는 솔로몬의 지혜서인 잠언을 자주 읽게 되었다.

왕에게 쫓기며 기나긴 광야생활을 하다가 왕이 되었던 다윗, 떨리는 무릎을 딛고 일어난 모세나 여호수아 같은 리더들의 이야기, 절망에서 인생을 개척해 내는 야곱과 요셉, 지혜의 왕 솔로몬 등 성경 속 수많은 인물들은 오늘을 사는 내게 나침반과도 같다.

성경은 내게 ‘앎’에서 머무르지 않고 ‘삶’을 살아 나가라고 말한다. 인생이라는 기나긴 순례길에 ‘성경’이라는 지도를 하나 품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60205&artid=201512032227465